[경제일보] 길고양이를 먹여 철새 사냥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설치한 급식소가 법원에서 다시 제동이 걸렸다. 법원은 고양이 개체 수가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급식소의 안전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훼손 이후 복구가 어려운 철새도래지에서는 장기적인 생태계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4-2부는 동물학대방지협회가 국가유산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지정유산 현상변경 불허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협회는 2016년 7월부터 지자체와 함께 부산 을숙도에서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했다. 을숙도 일대는 천연기념물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에 포함된 자연유산이다.
갈등은 2023년 10월 급식소 때문에 고양이가 늘어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본격화했다. 당시 문화재청은 무허가 급식소 철거를 요청했고, 지자체는 직접 설치한 15곳을 철거하면서 협회에도 철거를 요구했다.
협회는 2024년 2월 급식소 설치를 위한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으나 당국은 현지조사를 거쳐 자연유산 보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불허했다.
재판의 쟁점은 급식소가 고양이의 철새 사냥을 줄이는지, 오히려 고양이의 서식과 개체 증가를 도와 위험을 키우는지였다.
협회는 운영 기간 고양이가 약 200마리에서 60마리로 줄었고 철새 공격도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급식소를 없애면 먹이가 부족해져 사냥이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1심은 개체 수 감소를 급식소의 효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같은 기간 지자체 지원으로 진행된 중성화 수술의 영향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과거 뚜렷한 피해가 없었다고 해도 장기적인 악영향까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항소심 역시 생태계의 복잡성과 훼손의 비가역성에 주목했다. 작은 변화가 장기간에 걸쳐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훼손된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예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고양이가 야생동물에 미치는 영향은 국제적으로도 연구되고 있다. 2023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린 연구는 전 세계 문헌 533건을 분석해 야외 활동 고양이가 먹은 동물 2084종을 확인했다. 이 중 조류는 981종이었다.
이번 판결은 길고양이 급식 자체를 일반적으로 금지한 결정이 아니다. 자연유산인 철새도래지에서 특정 시설을 허용할 때, 동물 보호의 취지와 별개로 서식지 전체에 미칠 위험을 심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Copyright © 경제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 국감] 대법관 재제청·소방 예산 등 쟁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6/10/26/20261026074407200765_388_136.jpg)


![[AI, 통제의 경계를 넘다①] AI가 보안망 뚫었다…오픈AI도 학습 멈춘 자율해킹의 경고](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6/10/25/20261025142214237707_388_13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