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해외 우파 정치세력이 잇따라 선거에서 패배했다. 브라질에서는 보우소나루 가문의 집권 복귀가 좌절됐고 세르비아에서는 장기 집권세력이 학생 주도 세력에 무릎을 꿇었다. 이스라엘 총선과 미국 중간선거까지 이어지면서 지도자 간 친분을 지렛대로 삼아온 트럼프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브라질 대선 결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51.8%를 얻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48.2%)을 꺾고 통산 네 번째 당선을 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브라질 선거가 조작된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했으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플라비우도 투표시간 연장을 문제 삼아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전 특정 후보를 공식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부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비호하며 브라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우소나루 가문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세르비아에서도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세력이 25일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총리 복귀를 노렸던 부치치의 구상은 학생 주도 반정부 세력에 막혔다. 2024년 노비사드 기차역 차양 붕괴로 16명이 숨진 뒤 부패와 권위주의에 대한 항의가 이어진 결과다.
부치치는 트럼프 가족과의 관계 구축에 공을 들였다. 트럼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연결된 베오그라드 개발사업은 새 집권세력의 부패 청산 의지가 시험받을 사안으로도 거론된다.
다음 분기점은 27일 이스라엘 총선이다. 트럼프가 공개 지지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진영과 야권 모두 의회 과반인 61석 확보를 장담하기 어렵다. 투표 이후에도 연정 협상이 남아 있어 득표 결과만으로 정권교체를 단정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11월 3일 중간선거가 기다린다. 26일 종료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국정 지지율은 32%였다.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상원까지 확보할지는 불확실하다.
잇단 패배의 공통점은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만으로 국내 유권자의 불만을 덮지 못했다는 데 있다. 세르비아에서는 부패와 공공 안전이, 브라질에서는 민생과 국가 주권이 선거의 주요 쟁점이었다. 지난 4월 헝가리에서 오르반 빅토르를 꺾은 세력도 중도우파였다. 이를 세계적인 좌파 복귀로 묶으면 각국의 정권심판 요인을 놓치게 된다.
트럼프의 부담은 우호적인 지도자를 통한 정책 조율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서반구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이른바 ‘돈로주의’도 브라질의 독자 노선과 계속 맞서야 한다. 핵심광물 확보와 통상 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조건을 관철하기 위한 협상 비용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선거 결과가 곧 미국과의 관계 단절을 뜻하지는 않는다. 브라질은 투자와 관세 완화가 필요하고 미국은 브라질의 자원에 관심이 있다. 이스라엘 야권도 이란 등 주요 안보 현안에서는 강경한 입장을 공유한다.
향후 영향력은 친미 지도자의 숫자보다 새 정부와 어떤 합의를 끌어내느냐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 통제권까지 잃으면 예산과 의회 감시를 둘러싼 국내 제약도 커진다. 트럼프는 해외 우군 감소와 국내 정책 추진력 약화에 동시에 대응해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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