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IT

네이버 AI, 산업 현장으로…지멘스와 '디지털 트윈·로봇' 협력 논의

류청빛 기자 2026-11-02 14:21:58

최수연·롤랜드 부시, APK서 산업용 AI 대담…중소기업까지 AI 확산 강조

대담 후 지멘스 경영진 1784 방문…디지털 트윈·산업 솔루션 연계 논의

지난달 31일 롤랜드 부시 지멘스 그룹 회장(오른쪽)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가 네이버 1784사옥에서 만나 양사의 기술 협력방안을 논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경제일보] 글로벌 산업 현장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제조와 에너지, 물류, 로봇 등 물리적 영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산업용 AI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자체 AI 모델과 디지털 트윈, 로봇 기술을 앞세워 기업 업무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으로 AI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전략이다.

특히 글로벌 산업 자동화 기업 지멘스의 롤랜드 부시 회장이 네이버의 기술 실증 공간인 '1784'를 직접 방문하면서 양사의 기술 협력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독일의 산업 엔지니어링 역량과 네이버가 축적한 AI·디지털 트윈·로봇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산업 현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네이버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APK)'에서 롤랜드 부시 지멘스그룹 회장과 산업용 AI를 주제로 대담했다고 밝혔다.

최근 AI가 인터넷 서비스와 업무 지원 도구를 넘어 제조와 에너지, 모빌리티 등 실제 산업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생성형 AI가 문서 작성과 검색, 콘텐츠 제작 등을 중심으로 확산했다면, 앞으로는 AI가 실제 설비와 공간, 로봇 등 물리적 환경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산업용 AI'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이 과정에서 AI 모델뿐 아니라 디지털 트윈과 로봇 기술을 함께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실제 업무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모델 성능을 높이는 것을 넘어 현장의 데이터를 연결하고, 공간과 설비를 디지털 환경에 구현하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태평양 독일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운데)가 롤랜드 부시 지멘스그룹 회장(오른쪽)과 '산업용 인공지능'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이날 대담에서 산업용 AI가 일부 대기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작은 기업까지 손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산업 현장의 AI 티핑포인트가 올 것"이라며 "중소기업과 협력사까지 AI 활용 기반이 넓어져야 개별 기업의 성과가 산업 전체의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기업들의 AI 투자 경쟁이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실제 산업 현장의 AI 활용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기업은 자체 인력과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비용과 전문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역할도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답변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외부 시스템과 도구를 활용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하면서 결과를 검증하고 통제하는 체계가 필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AI가 수행하는 업무 범위가 넓어질수록 결과를 검증하고 판단하는 사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의 완성도뿐 아니라 실제 현장의 문제를 해결했는지, AI를 통해 절감한 시간과 자원을 얼마나 더 가치 있는 업무에 활용했는지가 AI 도입의 실질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대담에서는 독일과 아시아가 각각 가진 기술적 강점을 결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지멘스가 제조와 산업 자동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보유한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은 반도체와 AI 모델, 디지털 플랫폼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다.

롤랜드 부시 회장은 "산업용 AI는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할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산업용 AI의 가치는 현장에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게 구현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말했다.

대담 이후 부시 회장은 다그마 문다니 지멘스 M&A 총괄, 정하중 한국지멘스 대표이사, 스테파니 프랭크 한국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네이버 1784를 방문했다.

1784는 네이버가 AI와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자체 기술을 실제 업무 공간에 적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술 실증 공간이다. 사옥 자체를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제 운영 환경에서 검증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네이버랩스 석상옥 대표, 롤랜드 부시 회장을 비롯한 양사 경영진은 이 자리에서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된 사례를 공유하고 지멘스의 산업용 솔루션과 연계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로봇 기술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등 네이버가 연구개발 중인 차세대 기술도 주요 논의 대상에 올랐다. AI가 텍스트와 이미지 등 디지털 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로봇이 실제 공간을 인식하고 이동하며 작업하는 단계로 발전하면서 AI와 로봇, 디지털 트윈을 결합하는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검색과 광고, 커머스 등 플랫폼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동시에 기업용 AI와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해 왔다. 여기에 디지털 트윈과 로보틱스 기술까지 사업화하면서 AI 활용 범위를 산업 현장으로 넓히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멘스와의 논의를 계기로 독일의 산업 엔지니어링 역량과 자체 AI·디지털 트윈·로봇 기술을 연결할 경우 글로벌 산업용 AI 시장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AI를 서비스 화면 안에서 활용하는 단계를 넘어 현실의 공간과 산업 현장으로 확장하려는 네이버의 전략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