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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절만 하는데 100만 방문…문과 취준생이 AI로 만든 '산사'

선재관 기자 2026-11-02 15:12:22

코덱스로 시제품 30분 만에 제작…채팅·경쟁 없는 온라인 사찰 인기

접속 몰리자 서버 확충·후원 도입…빠른 개발 뒤 운영비 부담도

개인 개발자 박진원씨가 만든 온라인 사찰 '산사(SANSA)'가 사흘만에 누적 접속자 수 90만명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사진=산사]

[경제일보] 동자승 캐릭터들이 법당에 나란히 앉아 절을 올린다. 염주를 굴리거나 염불을 들을 수도 있다. 대화를 주고받거나 순위를 겨룰 필요는 없다. 영문과 출신 취업준비생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온라인 사찰 ‘산사’가 누적 방문 100만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산사를 만든 박진원(26)씨는 절에서 쉬고 싶지만 직접 찾아갈 여유가 없어 휴대폰으로 접속하는 사찰을 구상했다. 지난달 말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이용자가 빠르게 늘었다.

산사는 별도 앱 설치 없이 웹브라우저로 접속한다. 동자승 모습을 한 캐릭터를 움직여 법당을 둘러보고 방석에 앉거나 합장·절하기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같은 공간에 다른 사람이 있어도 채팅을 이어갈 부담 없이 머물다 떠날 수 있다.

개발에는 오픈AI의 코딩 도구 코덱스가 쓰였다. 원하는 기능을 자연어로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작성하는 ‘바이브 코딩’ 방식이다. 코딩 경력이 없다는 박씨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첫 시제품을 만드는 데 30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절하기와 염주 굴리기 같은 기능 추가, 이용자 반응을 정리하는 작업에도 AI를 활용했다.

박씨는 “코딩은 AI, 기획과 소통은 사람이 맡았다”고 말했다. 서비스의 분위기와 이용 방식을 사람이 정하고, 이를 구현하는 코드를 AI에 맡긴 것이다.

개발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접속자가 몰리자 운영 부담이 커졌다. 박씨는 지난달 처음 20개였던 법당 자리를 늘려 100명씩 들어갈 수 있는 공간 100개를 마련했지만, 이용자가 몰리는 시간에는 자리가 차기도 했다.
 
개인 개발자 박진원씨가 만든 온라인 사찰 '산사(SANSA)'가 사흘만에 누적 접속자 수 90만명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사진=산사]

이용자는 해외에서도 들어왔다. 박씨는 같은 인터뷰에서 대만뿐 아니라 베트남과 태국에서도 접속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서버 비용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면서 이용자 요청에 따라 ‘공양미’ 후원 기능도 추가했다.

산사는 AI가 비개발자의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옮기는 시간을 줄인 사례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이용자 확보도 빠르게 진행됐다. 다만 출시 뒤에는 서버 안정화와 비용 관리, 기능 개선이 이어졌다. 시제품 제작에 걸린 30분과 100만 방문을 받쳐줄 서비스를 운영하는 일 사이에는 별도의 자원과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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