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게임 제작 현장으로 빠르게 들어오면서 창작자의 역할과 게임을 만드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올해 지스타는 신작을 공개하고 직접 체험하는 전시장을 넘어 게임을 만드는 창작자들이 AI 시대의 창작과 게임의 미래를 논의하는 무대까지 넓힌다.
2일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G-CON 2026'의 세션별 세부 일정을 공개했다. 올해 G-CON에는 '스텔라 블레이드'의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만든 미카미 신지를 비롯해 '더 위쳐', '하데스', '파이널 판타지 VII', '붉은사막' 등 글로벌 게임 개발진과 영화·드라마·웹툰 분야 창작자들이 참여한다.
올해 G-CON의 화두는 AI 시대의 창작과 게임 내러티브의 확장이다. 조직위는 게임의 내러티브를 단순히 이야기와 대사에 한정하지 않고 세계관과 캐릭터, 아트와 음악, 게임 시스템과 플레이어의 선택까지 게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로 넓혀 조명할 계획이다.
첫날인 19일에는 CD 프로젝트 레드에서 '더 위쳐' 시리즈의 세계와 이야기를 구축해 온 마르친 블라하 스토리 디렉터와 필립 웨버 내러티브 디렉터가 무대에 오른다. 두 개발자는 신화와 민담, 역사와 문학에서 얻은 영감을 게임 세계관과 서사로 발전시킨 과정과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의미가 달라지는 게임만의 내러티브 구조를 소개한다.
펄어비스 개발진도 '붉은사막'의 광활한 파이웰 대륙을 구현한 과정과 자체 엔진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오픈월드 제작 기술을 공유한다. 하나의 게임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세계관과 기술, 아트와 게임플레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세션이다.
첫날 키노트에는 김형태 대표와 미카미 신지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두 사람은 '김형태와 미카미 신지가 나누는 2027년의 게임 제작 이야기'를 주제로 전투 중심 게임과 비주얼을 통한 내러티브, AI 시대 게임 개발 등에 대해 대담할 계획이다.
영화 창작자들도 AI 시대 인간 창작자의 역할을 주제로 게임 산업과 접점을 찾는다. 장항준 감독과 이병헌 감독은 'AI 게임 시대, 대체 불가능한 창작의 감각: 말맛과 맥락' 세션에서 인물의 관계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대사의 리듬과 감각,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방식 등을 논의한다.
AI가 이미지와 대사, 콘텐츠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결국 창작자가 만들어야 할 고유한 맥락과 감각이 무엇인지 게임 개발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캡콤의 '프래그마타'를 연출한 조용희 디렉터와 디즈니+ '무빙'의 박인제 감독은 캐릭터와 인물의 관계를 만드는 방법을 논의한다. 코에이테크모 게임즈 Team NINJA 개발진은 고난도 액션 RPG에서 전투와 난이도, 반복되는 도전과 성취가 플레이어 경험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를 다룬다.
게임의 이야기가 반드시 대사와 컷신으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는 시스템과 전투, 반복되는 실패와 선택에서도 만들어진다는 것이 올해 G-CON이 내세운 내러티브 확장의 핵심이다.
둘째 날에는 게임의 세계관과 시각적 표현, 개인의 경험, 캐릭터와 음악 등을 중심으로 한 세션이 이어진다. '고스트 오브 요테이' 개발진은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게임 세계로 구현하는 과정과 서사와 비주얼이 플레이어의 몰입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한다.
'마블 스파이더맨', '갓 오브 워', '컨트롤', '발로란트' 등의 제작에 참여한 게임 아티스트들도 한자리에 모여 캐릭터와 환경, 애니메이션 등 시각적 요소가 하나의 게임 세계와 이야기를 완성하는 과정을 공유한다.
개인의 경험을 게임으로 옮긴 'That Dragon, Cancer'의 라이언 그린과 에이미 그린 부부, '중증외상센터'의 작가이자 의사인 이낙준도 무대에 올라 기록과 각색의 경계, 개인적인 이야기가 다른 사람의 공감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논의한다.
둘째 날 키노트는 스퀘어에닉스가 맡는다. 'FINAL FANTASY VII' 원작의 세계와 캐릭터부터 현대적인 기술과 연출을 통해 경험을 확장한 리메이크 프로젝트까지 약 30년에 걸친 작품의 여정과 개발 철학을 다룰 예정이다.
애니메이션 '마크로스' 시리즈의 카와모리 쇼지와 '블루 아카이브'를 이끌어온 김용하 본부장의 대담도 마련된다. 서로 다른 매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캐릭터와 세계관을 어떻게 구축하고 발전시켜왔는지 논의한다.
'하데스'의 그렉 카사빈과 대런 코브, '디스패치'의 피에르 쇼레트, '리터널'의 해리 크루거가 참여하는 세션에서는 반복 플레이와 플레이어의 선택, 음악과 게임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게임만의 내러티브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지스타는 올해 정규 강연에 그치지 않고 창작자와 참관객이 직접 대화하는 '살롱 드 지'도 새롭게 도입한다. 기존 컨퍼런스가 연사의 경험과 철학을 듣는 방식이었다면, 살롱 드 지는 게임 디자인과 내러티브, 아트, 음악, 엔진 활용, 게임 산업과 창작자 생태계, 인디·비즈니스 등 분야별로 연사와 참가자가 직접 질문과 의견을 주고받는 프로그램이다.
첫날에는 그렉 카사빈과 대런 코브, 데이비드 메르빅, 세실 킴 등이 분야별 리더로 참여한다. 유니티 관계자들은 게임 개발 과정에서의 AI 활용과 기술적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끈다.
둘째 날에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이준호 디렉터와 '고스트 오브 요테이' 개발진 등이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다. 에픽게임즈 코리아 관계자는 AI 기술과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생태계 확산이 게임 산업에 가져올 변화와 새로운 창작 기회를 다룰 예정이다. 인디·비즈니스 분야에서는 퍼블리셔의 투자 기준과 인디 게임사의 시장 진출 전략도 논의한다.
게임 신작을 선보이고 이용자가 직접 체험하는 기존 지스타의 기능에 더해, 올해 G-CON은 게임을 만드는 과정과 창작자의 고민, AI 시대 산업 변화까지 논의하는 자리로 역할을 넓히는 모습이다.
특히 게임 개발자뿐 아니라 영화·드라마·웹툰·애니메이션 분야 창작자까지 무대에 올리고, 강연 이후에는 예비 개발자와 산업 종사자, 팬들이 직접 창작자와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설하면서 지스타 역시 단순한 게임 전시회를 넘어 창작과 산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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