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생활경제

대웅제약, 해외 계약 해지 늑장 공시…공시 관리 도마에

안서희 기자 2026-11-03 08:42:30

애보트와 4개국 독점 판매 계약 종료…현지 판매 부진이 배경

대웅제약 전경.[사진=대웅제약]

[경제일보] 대웅제약이 해외 수출 계약 해지 사실을 약 2년8개월 만에 뒤늦게 공시해 한국거래소의 제재 절차를 밟게 됐다. 728억원 규모로 공시했던 수출 계약이 실제로는 당초 금액의 5%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둔 채 종료된 데다 계약 해지 사실까지 제때 알리지 않아 공시 신뢰성에 대한 지적이 불가피해졌다.

3일 업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 대웅제약에 공시불이행을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대웅제약이 2024년 2월 28일 해지 효력이 발생한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 사실을 지난 2일에야 공시했기 때문이다. 지주사 대웅도 자회사의 계약 해지 사실을 제때 공시하지 않아 함께 지정 예고를 받았다.

문제가 된 계약은 대웅제약이 2016년 11월 글로벌 제약사 애보트와 체결한 고지혈증 치료제 '피타바스타틴 칼슘정' 수출 계약이다. 애보트는 태국·베트남·필리핀·미얀마 등 4개국에서 해당 제품의 독점 판매권을 갖고 현지 허가와 판매를 담당하기로 했다. 계약 기간은 10년이었다.

계약 당시 공시된 금액은 약 728억원이었다.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인 마일스톤에 더해 애보트가 추정한 10년간 현지 판매 예상액까지 포함한 규모다. 그러나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웅제약이 계약 해지 시점까지 거둔 매출과 계약금·마일스톤은 총 35억7304만원으로 당초 계약금액의 4.91%에 그쳤다. 계약 해지에 따라 남은 692억2712만원이 해지금액으로 반영됐다. 당초 예상했던 수출 규모와 실제 성과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대웅제약은 계약 종료 배경으로 현지 판매 부진과 국내 생산·판매 중단에 따른 품목허가 유지의 어려움을 들었다. 양사는 합의에 따라 계약을 종료했다. 현지 시장에서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국내 제품 공급 기반까지 약해지면서 계약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사안에서 주목할 부분은 계약 해지 자체뿐 아니라 공시가 늦어진 경위다. 상장사의 주요 계약 체결과 해지 정보는 투자자가 사업 성과와 향후 실적을 판단하는 데 활용하는 핵심 정보다. 계약 종료 사실이 적시에 공개되지 않으면 투자자의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뒤늦게 전달될 수 있다.

대웅제약은 오는 11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거래소는 이후 관련 심의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벌점을 확정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공시가 지연된 구체적인 경위를 내부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례는 해외 사업에서 계약 규모뿐 아니라 실제 매출 성과와 계약 유지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점도 보여준다. 장기 공급계약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지만 현지 판매가 부진하면 기대했던 매출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여기에 계약 해지 공시까지 늦어지면 기업의 정보 공개와 공시 관리 체계도 도마에 오를 수 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