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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베트남 지금] '삼성 생산거점' 박닌, 첨단산업 도시로 도약…한국 기업 투자 확대 기대

HO THI LONG AN 기자 2026-11-05 16:18:38

한국 기업 투자액 167억 달러…외국인 투자 1위국은 한국

반도체·전자산업 기반에 박닌·박장 통합 효과…산업 공급망 경쟁력 강화

Tran Thi Hang (쩐 티 항) 베트남 박닌시 인민의회 상임부의장. [사진=HO THI LONG AN 기자]

[경제일보] 베트남 북부의 대표적인 산업도시 박닌이 글로벌 첨단산업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한화, 암코(Amkor) 등 한국 기업을 비롯해 글로벌 전자·부품 기업들이 대거 진출한 가운데 한국 기업의 누적 투자 규모가 167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중앙직할시로 승격하면서 경제적 위상과 행정적 지위도 한층 높아져 외국인 투자 유치에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박닌은 수도 하노이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과 발달한 산업단지를 기반으로 베트남 북부의 핵심 제조업 거점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삼성전자 등 한국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자·부품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베트남 현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31일 기준 박닌의 외국인직접투자(FDI) 프로젝트는 총 3,695개, 등록 자본금은 약 515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국 기업의 투자 프로젝트는 약 1,165개, 등록 자본금은 167억 달러로, 47개 투자국 가운데 한국이 투자액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삼성 중심 전자산업 생태계…한국 기업 투자 지속

박닌의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은 글로벌 전자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생산 네트워크다. 삼성전자와 한화, 암코를 비롯해 폭스콘, 럭스셰어, 고어텍, 하나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시설과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거점은 박닌의 산업 발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의 진출은 부품과 소재, 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의 동반 진출로 이어졌으며, 이를 통해 현지에 전자산업 중심의 공급망이 형성됐다.

최근에는 반도체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암코와 하나마이크론 등 반도체 후공정 분야 기업들의 생산 기반이 확대되면서 전자제품 조립 중심이던 산업 구조가 반도체 관련 제조업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베트남 현지 자료에 따르면 박닌에는 전자 분야 기업 약 1,282개가 활동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 종사자는 약 48만2,000명에 이른다. 2025년 이들 기업의 산업생산액은 약 1,850조 동을 기록했다. 이는 박닌이 단순한 조립·가공 생산기지를 넘어 전자산업 전반의 생산 기반을 갖춘 지역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박닌의 산업생산지수(IIP)는 17.09% 상승했으며, 수출액은 930억 달러를 넘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의 생산시설과 수출 기반이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박닌·박장 통합과 중앙직할시 승격…개발 공간 확대

박닌의 투자 환경에서 주목할 변화는 행정구역 개편이다. 2025년 7월 박닌과 박장이 통합되면서 기존 박닌의 전자·첨단산업 기반에 박장의 산업용지와 제조업 기반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산업단지 개발과 기업 유치를 위한 공간적 여건이 확대됐다.

이어 베트남 국회가 2026년 8월 24일 박닌시 설립에 관한 결의안 제39/2026/QH16호를 통과시키면서 박닌은 9월 20일 중앙직할시로 공식 출범했다. 기존 성(省) 전체를 기반으로 도시가 설립된 것으로, 하노이와 하이퐁, 꽝닌 등 주요 경제 거점과 인접한 광역 경제도시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교통·물류 인프라도 투자 유치의 주요 강점으로 꼽힌다. 박닌은 하노이 수도권과 연결되는 도로망을 비롯해 노이바이 국제공항, 하이퐁항, 꽝닌 지역의 항만시설과 연계할 수 있는 입지적 이점을 갖추고 있다. 이는 원자재 수입과 완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전자·반도체 기업에 중요한 경쟁력이다.

산업단지 개발도 확대되고 있다. 지역 계획상 산업단지는 총 52개, 면적은 약 1만5,911ha에 이른다. 이 가운데 43개 산업단지가 계획 승인을 받았으며, 37개 산업단지는 투자 방침 승인 및 산업단지 인프라 개발 사업자 선정 절차를 마친 상태다. 다만 계획 승인과 실제 운영은 구분해야 하며, 산업단지별 조성 및 입주 현황은 차이가 있다.
 
반도체·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투자 유치 전략 전환

박닌은 기존 전자제품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반도체, 첨단 전자부품, 산업용 장비, 자동화 및 친환경 제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투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박닌은 이미 구축된 전자산업 공급망과 전문 인력, 산업단지를 활용해 반도체 후공정과 전자부품 생산 등 연관 산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산업 외에도 스마트 물류와 디지털 기술, 상업·서비스업, 교육·의료 분야를 함께 육성해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도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국인 전문가와 주재원의 안정적인 정주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주요 과제로 꼽힌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은 베트남 투자법과 세법에 따라 적용된다. 투자 분야와 사업 규모, 기술 수준, 입지 등 법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법인세 우대세율 및 감면·면제, 수입세 면제, 토지 임대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모든 외국인 투자기업에 동일한 혜택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개별 사업의 요건에 따라 지원 내용이 달라진다.
 
한국 기업, 생산기지 넘어 기술·공급망 협력 주목

박닌의 산업 발전은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대기업 중심의 생산 투자에서 벗어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 자동화, 스마트 물류, 친환경 설비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산업단지별 입주 여건과 임대료, 전력 공급 안정성, 숙련 인력 확보, 물류비용, 환경 규제 및 현지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베트남 정부의 산업 고도화 정책에 맞춰 현지 부품 조달과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을 통한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닌은 한국 기업에 이미 검증된 생산거점인 동시에 새로운 산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처로 평가된다. 중앙직할시 출범과 광역 산업 기반 확대를 계기로 기존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박닌의 성장과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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