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한국 전기차의 수출 경쟁력이 중국에 역전된 데 이어 국내 시장에서도 국산차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보급형 신차를 확대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제품군을 늘리는 것만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기업은 주요 수출시장에서 가격과 상품성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정부는 생산 지원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기존 대응에만 의존한다면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의 세계 전기차 수출 점유율은 2019년 8.9%에서 지난해 4.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세계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은 2.6%에서 25.0%로 높아졌다. 수출 비교우위지수도 지난해 중국이 1.49로 한국(1.48)을 앞질렀다.
오는 2030년에는 약 2조2000억원 규모의 한국 전기차 수출이 경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문제는 수출 감소 가능성 자체보다 세계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동안 한국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기아도 전기차 제품군을 확대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기아는 EV3·EV4·EV5 등 보급형 모델을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권을 넓혔다. 신차 출시는 긍정적이지만 판매 차종을 늘리는 것과 해외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뿐 아니라 기술과 상품성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주요 수출시장별 판매가격과 기본 사양, 소비자 선호를 비교해 경쟁력이 약한 차급부터 개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시장에서도 국산 전기차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2019년 73.7%였던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지난해 57.0%까지 떨어졌다. 테슬라 등 수입 브랜드의 판매 확대가 영향을 미쳤지만 국내 업체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도 돌아봐야 한다. 신차 출시 실적에 만족하기보다 소비자가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유를 실구매가와 상품성, 유지비용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중국 업체와 가격 인하 경쟁만 벌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정비망과 서비스 기반을 활용해 배터리 상태 진단과 중고차 잔존가치 관리, 보증 서비스를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현지 충전 환경에 맞춘 서비스와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가격을 낮추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소비자가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국산 전기차를 선택할 이유를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정부의 산업정책도 생산 지원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내생산세액공제 도입 등 세제 지원이 추진되더라도 생산 비용 절감이 곧바로 수출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추가 투자와 생산성 개선에 나서도록 지원 조건과 성과 평가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 생산시설을 얼마나 늘렸는지보다 실제 생산 효율과 해외시장 경쟁력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따지는 정책이 필요하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신차를 확대하고 생산 지원을 늘리는 기존 대응만으로는 경쟁력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 전기차의 수출 점유율과 국내시장 입지가 동시에 줄어드는 상황에서 기업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과 상품성의 차이를 좁히고 정부는 지원의 성과를 검증해야 한다. 국내외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다시 확보하지 못한다면 전기차 산업의 성장 기회는 경쟁국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Copyright © 경제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은행 줌인] Sh수협은행장 인선 장기화…세 차례 행추위 무산에 노조 갈등도 떠올라](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6/11/05/20261105132322836195_388_136.jpg)
![[단독] 베트남 꽝닌성, 한국 기업 투자 유치 나서…첨단 제조·친환경 산업 협력 모색](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6/11/05/20261105150923348671_388_13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