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두 달 앞두고 국민의힘이 추가 유예를 촉구했다. 해외 거래정보 확보와 세부 과세 기준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업계 의견을 청취하면서 논의의 초점이 시행 시점과 제도 보완으로 모이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청년 투자자와 전문가, 재정경제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토론회를 열고 과세 유예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가상자산의 복잡성과 특수성 때문에 제도적 미비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거래는 투명하게 드러나는 반면 해외 거래는 파악하기 어렵다며 과세 집행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은 올해 3월 거래소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과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유예 요구도 이어왔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최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과세를 서두르면 해외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박수영 의원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의 형평성, 세부 과세 기준의 미비를 지적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 역시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 거래로 이동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조속한 유예 결정을 요구해 왔다.
여당에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이날 두나무·빗썸 등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업계의 유예 요청을 들었다. 앞서 28일 당정협의에서는 시행 여부에 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간담회 뒤 관련 쟁점을 1~2주 안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예하려면 11월 말까지 결론을 내리고 법안도 처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행법상 과세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이다.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얻은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를 부과한다. 2020년 제도 도입 이후 이미 세 차례 연기돼 추가 유예에는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다.
한편 유예론의 핵심은 거래 장소에 따른 세원 파악의 격차다. 해외 거래소를 이용한다고 국내 거주자의 납세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과세당국이 거래자료를 확보하고 신고 내용을 검증할 수 있느냐다. 자료가 잘 잡히는 국내 이용자에게만 집행이 집중되면 제도 수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
납세자가 세금을 정확히 계산할 여건도 중요하다. 여러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간 자산의 취득가액을 확인하고, 스테이킹 등 새로운 거래에서 발생한 소득의 처리 기준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공제하는 손실 이월공제도 보완 과제로 거론된다.
세 차례 연기에도 준비 논란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유예 기간만 늘리는 방식은 설득력이 약하다. 해외 자료 확보 일정과 거래유형별 기준, 전산 검증·신고 지원체계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시행 직전까지 불확실성을 남기기보다 보완 과제와 책임 기관을 정해 조기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 투자자와 사업자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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