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가상자산 업계가 내년 1월 예정된 과세를 미뤄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시장 변화와 과세 준비 상황을 추가 점검해 1~2주 안에 유예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전망이다. 시행까지 두 달을 남겨둔 가운데 거래정보 확보와 투자자 보호체계를 먼저 갖춰야 한다는 요구가 논의의 중심에 섰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당 정책위원회·재경위원과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간담회 직후 “최종적으로 1~2주 안에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11월에 재경위가 조세소위를 가동하기 때문에 만약 유예한다면 법안 처리를 11월 말에 해야 한다”며 그전에 사회적 쟁점 점검을 마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지난 28일 협의에서도 과세 시행과 추가 유예 중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업계는 개인투자자 중심인 국내 시장이 법인·기관의 참여와 파생상품 거래가 활발한 해외 시장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산업 기반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과세를 시행할 경우 발생할 영향을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스테이블코인 등 달라진 거래 환경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오 의원은 원화·달러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2020년 과세제도 도입 당시 정리하지 못한 내용이 있다는 업계 의견을 전했다. 유예 요청의 설득력은 추가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두나무·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스트리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시장 불확실성을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시장과 투자자 모두에게 큰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조속한 입장 정리를 강조했다.
조승래 재경위원장은 당정이 과세 문제를 결론짓기 전까지 관련 고시를 미뤄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시 일정 조정과 별개로 법정 시행일을 늦추려면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행법상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이다.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를 부과한다. 추가 연기가 결정되면 제도 도입 이후 네 번째 유예다.
한편 같은 날 열린 별도 국회 토론회에서는 시행 날짜와 함께 준비 조건을 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과 투자자 보호, 과세 인프라를 갖춘 뒤 시행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윤현근 인사이트3 대표도 해외 거래정보 자동교환체계(CARF) 연동과 거래유형별 과세 기준, 손실 이월공제 등을 포함한 조건부 유예를 제안했다. 시행 6개월 전 준비상황을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유예 논의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보완 과제와 완료 시점을 함께 정해야 한다. 해외 거래자료를 어떻게 확보하고 납세자가 취득가액과 손익을 어떻게 확인할지 구체화해야 한다. 준비 여부를 검증할 기준까지 마련해야 반복된 시행 직전 혼란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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