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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위성 넘어 기지국까지…스타링크 '한국 이통시장'도 넘볼까

선재관 기자 2026-11-05 08:21:54

퀄컴과 다년 계약…2027년부터 미국 지상 기지국 수만 곳에 장비 공급

한국 진출엔 별도 주파수·사업 절차…위성인터넷 승인만으로 휴대전화 서비스 못 해

일론 머스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경제일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우주에 이어 지상 통신망 구축에 나선다. 퀄컴의 기지국 기술을 확보해 위성과 지상망을 결합한 미국 전국 이동통신망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통신 음영지역을 메워주는 보완 서비스에서 기존 이동통신사와 가입자를 놓고 경쟁하는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는 움직임이다.

퀄컴은 4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모바일의 미국 지상 5세대(5G) 통신망에 자사의 ‘드래건윙’ 플랫폼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다년 계약에 따라 2027년부터 미국 내 수만 곳의 기지국에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배치할 계획이다. 계약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퀄컴은 무선 신호를 처리하는 QRU100과 기지국의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QDU100 플랫폼 등을 공급한다. 다수의 안테나로 여러 이용자의 통신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대용량 다중입출력 기술을 적용해 통신 용량과 전력 효율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퀄컴-스타링크 5G 기지국 구축 계약[사진=퀄컴]

이번 발표는 지상 5G망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퀄컴이 언급한 ‘AI 기반 6G’는 향후 진화 방향으로, 이번 계약으로 6G 서비스가 시작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스페이스X가 지상망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위성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실내 통신과 도심의 데이터 수요 때문이다. 위성은 넓은 지역의 통신 공백을 줄이는 데 유리하지만, 건물 내부와 이용자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지상 기지국의 역할이 크다. 위성으로 연결 범위를 넓히고 지상망으로 통신 용량을 채우겠다는 전략이다.

마이클 니콜스 스타링크 수석부사장은 위성과 지상망을 완전히 통합한 전국 통신망을 구축해 이용자가 어디에 있든 연결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파수 확보도 병행하고 있다. 그레인매니지먼트는 지난달 8일 미국 전역의 800㎒ 대역 주파수 포트폴리오를 스페이스X에 매각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거래 완료에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승인 등이 필요하다. 낮은 주파수 대역은 신호가 멀리 도달하고 건물 안으로 전달되는 데 유리해 위성·지상 통합망을 뒷받침할 자산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경쟁이 한국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관심사다. 그러나 이번 퀄컴 발표의 사업 범위는 미국이다. 한국 내 지상 기지국 구축이나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출시 계획은 담기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이미 한국 통신시장에 들어올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5월 스타링크코리아와 스페이스X의 국경 간 공급 협정을 승인했다. 스타링크코리아는 국내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거쳐 해외 위성망을 국내에 제공하는 구조를 갖췄다.

당시 승인 대상은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다. 별도 안테나를 설치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서비스의 승인이 국내 이동통신 주파수를 사용하거나 일반 스마트폰에 직접 통신을 제공할 권한까지 포괄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자체 이동통신망을 운영하려면 국내에서 사용할 주파수와 무선국 개설 등 관련 절차를 갖춰야 한다. 미국에서 확보한 주파수 이용 권한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다. 설비와 투자 구조에 따라 외국인 지분 규제와 공익성 심사도 검토 대상이 된다.

국내 주파수 거래가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다. 전파법은 일정 요건 아래 주파수이용권의 양도·임대를 허용하되 과기정통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다. 한국 진출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주파수 확보 방식과 사업구조를 따져야 하는 이유다.

자체 전국망 구축 외에 국내 통신사와 제휴하는 경로도 생각할 수 있다. 사업구조상 기존 통신사의 주파수·가입자 기반에 위성 연결을 결합해 도서·산간이나 재난 상황의 통신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스타링크는 해외에서 이동통신사 제휴 모델을 운영해 왔다. 한국에서도 이런 방식이 채택될지는 사업자 간 협의와 국내 제도 검토가 필요하다.

따라서 미국의 기지국 투자 발표를 곧바로 한국의 ‘제4 이동통신사’ 등장으로 연결하기는 이르다. 국내에서 확인할 다음 행보는 이동통신용 주파수 확보, 지상망 투자, 통신사 제휴 중 어떤 선택을 하느냐다. 위성인터넷 사업자로 들어온 스타링크가 휴대전화 가입자 시장까지 넓힐지는 그 선택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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