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 흑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베트남과 네팔,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적 가입자들이 대부분 흑자를 기록한 반면 중국인은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국가별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실에 제출한 ‘외국인 건강보험 국적별 부과 대비 급여비 현황’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 전체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1조128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외국인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는 2조5370억원으로 병·의원 진료비 등에 지급된 급여비 1조5243억원을 1조원 이상 웃돌았다.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은 2017년 이후 매년 흑자를 유지 중이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가입자의 흑자 규모가 1601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네팔 1262억원, 인도네시아 918억원, 캄보디아 856억원, 미얀마 840억원 순이었다. 미국도 81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필리핀 559억원, 우즈베키스탄 481억원, 러시아 131억원 등 주요 국적 대부분에서 납부한 보험료가 급여비보다 많았다.
전체 흑자 규모도 꾸준히 커지는 흐름이다.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21년 5125억원에서 2022년 5448억원, 2023년 7308억원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9439억원까지 확대된 데 이어 지난해 1조원선을 넘어섰다.
반면 중국 국적 가입자는 흐름이 달랐다. 지난해 중국인이 납부한 건강보험료는 9564억원이었지만 지급된 급여비는 9973억원으로 409억원 더 많았다. 2024년 55억원의 흑자를 냈던 재정수지가 한 해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중국인 건강보험 재정은 과거에도 적자가 이어져왔다. 2017년 1108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적자 폭이 1509억원까지 커졌다. 이후 2019년 987억원, 2021년 109억원, 2022년 229억원, 2023년 2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줄이기 위해 가입과 피부양자 요건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2019년 7월부터 국내에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했고, 2024년 4월에는 외국인과 재외국민이 국내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해야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봤다.
같은 해 5월부터는 건강보험을 이용해 병·의원 진료를 받을 때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도 의무화했다. 가족관계나 체류 여부 등을 둘러싼 부정수급을 줄이고 건강보험 자격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외국인 건강보험을 둘러싼 제도 개선 논의는 정치권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국민이 해당 국가에서 받는 의료보험 혜택 수준을 기준으로 국내 외국인의 건강보험 혜택도 달리하는 상호주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외교적 마찰과 국제 통상 규범, 특정 국적에 대한 차별 논란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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