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항암제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산하 병원 공급 계약을 확보한 데 이어 필리핀과 베트남에서도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핀에서는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시장에도 진출하며 해외 사업의 제품군을 넓혔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기존 제품의 공급처를 늘려 글로벌 사업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항암제 공급 계약을 잇달아 확보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정부 산하 병원으로 판로를 넓혔고 필리핀과 베트남에서는 현지 제약업체와 총 327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유통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해외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해외 사업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시장에서 공급 경로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새로운 국가에 진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에 진출한 시장에서 공공의료기관과의 거래 기회를 확보하고 수출 품목을 늘리는 전략이다. 현지 유통망과 거래 기반이 안정적으로 구축되면 장기적인 공급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항암제 하이드린캡슐500㎎이 새로운 판로를 확보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26년 9월 현지 의약품 수입·판매업체 유코젠과 3년간 220만 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제품은 10월부터 말레이시아 보건부·국방부·교육부 산하 병원에 공급될 예정이다.
회사는 10여 년 이상 말레이시아에 항암제를 수출해 왔다. 이번 계약은 기존 시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정부 산하 병원까지 공급 경로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공의료 조달시장 진입은 현지 시장에서 제품을 공급할 기회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향후 계약 이행과 추가 수주가 이어진다면 말레이시아 내 사업 기반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필리핀과 베트남에서도 수출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26년 10월 글로벌 바이오&파마 플라자 2026에서 두 국가의 제약업체와 총 327만 달러 규모의 항암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핀 퀄리메드와는 250만 달러 규모의 다품목 항암제 공급 계약을 맺었고 베트남 다이남과는 77만 달러 규모의 하이드린캡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여러 국가에서 공급 계약을 확보한 것은 동남아시아 시장 내 거래 접점을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다품목 공급 계약은 현지 파트너를 통한 제품군 확대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국가별 시장 환경에 맞춰 유통 파트너와 협력하고 공급 기회를 확보하는 방식은 해외 사업을 단계적으로 키우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필리핀과 베트남 수출 계약은 동남아시아 제약시장에서 자사 항암제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수출 기반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현지 공급 품목을 늘리고 시장 내 유통망을 강화해 동남아시아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항암제 외 제품으로도 해외 사업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2025년 10월 필리핀 식품의약청으로부터 MRI 조영제 가도바주(성분명 가도부트롤)의 허가를 획득하고 현지 업체 필리핀 바이오파마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가도바주는 MRI 검사에서 영상 진단을 돕는 조영제다.
항암제와 다른 용도의 의약품을 해외 시장에 공급하면 수출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현지 유통 파트너와의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 특정 치료 분야에 집중된 제품 구성을 보완할 기회도 생긴다. 다만 신규 품목의 성과는 현지 판매 확대와 의료기관 채택, 경쟁 제품과의 가격·품질 경쟁력 등에 달려 있다.
동유럽 시장에서는 기존 사업의 품질관리 기반을 유지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세종1공장은 2026년 9월 우크라이나 의약품 규제 당국의 현장 실사를 통과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재인증을 받았다. 회사는 2023년 처음 인증을 획득한 뒤 재실사에서도 적합 판정을 받았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13년 다국적 제약사 테바와 소염진통 개량신약 클란자CR정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2016년 우크라이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번 재인증은 현지 공급에 필요한 생산·품질관리 요건을 유지했다는 의미가 있다. 해외 사업을 확대하려면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 시장에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해외 사업 성패는 동남아시아 수출 계약을 실제 매출로 연결하고 후속 주문을 확보하는 데 달려 있다"며 "말레이시아 공공의료시장 진입과 필리핀·베트남 수출이 안정적인 납품으로 이어지고 MRI 조영제 등 신규 품목의 판매가 확대되면 수출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2026년 10월 29일자 19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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