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2027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회의 원활한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예산안에는 160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총수입이 200조원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에 재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취임 후 네 번째다. 지난해 6월 2차 추가경정예산안과 11월 2026년도 예산안, 올해 4월 중동사태 대응 추가경정예산안에 이어 다시 국회 연단에 선다.
국회에서는 본격적인 예산 심사가 시작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말 공청회를 마친 데 이어 종합정책질의와 부처별 심사, 예산소위원회 심사 등을 진행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운용을 뒷받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자리와 주거를 비롯해 △서민금융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지방 주도 성장 △교육 인프라 △재난 대응 분야에서는 추가 증액도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년도 예산 가운데 134조원을 삭감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선심성·포퓰리즘 성격의 사업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신고 포상금 관련 예산이 올해 324억원에서 내년 2546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대통령비서실 특수활동비 82억여원과 중대범죄수사청 특수활동비 42억여원 등도 삭감 대상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예산을 둘러싼 이견도 크다. 민주당은 국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관련 예산 21조3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호남 특혜론과 서남권 차별론 등이 제기되는 만큼 사업별 적정성을 따져보겠다는 방침이다.
160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역시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첨단산업 육성과 미래세대 지원에 필요한 재정 기반이라는 점을 들어 정부안 유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AI 산업 전환과 청년·지방·교육 분야에 재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조원을 국가채무 상환에 투입하면 약 3조원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를 사립대 등록금 부담 완화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내국세 일부가 기금으로 적립될 경우 지방교부세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전남·광주 통합 지원에 미래대응기금 3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방안 역시 지역 간 형평성 차원에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은 다음달 2일이다. 민주당은 시한 내 처리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일정 준수보다 예산의 적정성 검증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예산과 함께 쟁점 입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오는 5일 본회의에 보고하고 다음 주 조사계획서를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검찰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 사건 등을 둘러싼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안'도 이달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공 재개발 사업의 법적상한용적률을 1.3배까지 허용하는 내용의 도시정비법 개정안과 민주화운동 사망·행방불명·부상자에 대한 의료·양로·요양 지원을 담은 민주유공자 예우법안 처리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5일 본회의 일정 자체가 여야 합의 사항이 아니라며 의사일정과 상정 법안에 대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시정비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용적률 상향 대상을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으로 한정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민주유공자 예우법안 역시 대상과 인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와 조작기소 특검법안에도 모두 반대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에 대해 "노골적인 사법부 탄압이고 명백한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비판했고 조작기소 특검법안은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공소 취소 빌드업'"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쟁점법안과 국정조사 계획서, 특검법안 등이 본회의에 올라올 경우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장외집회 등 여론전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본회의마다 소수의 법안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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