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한국의 올해 누적 수출이 사상 처음 9000억달러를 넘어섰다. 10월에도 월간 수출이 1100억달러를 웃돌면서 연간 1조달러 달성까지 약 700억달러를 남겼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성장을 이끈 가운데 자동차·컴퓨터 등으로 증가세가 확산했다.
산업통상부는 10월 수출액이 115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7%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100억달러를 넘긴 것으로, 역대 월간 실적 중 두 번째다.
1∼10월 누적 수출액은 9300억달러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11월 중 연간 수출 1조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업일수 영향을 제외해도 성장세는 뚜렷했다. 10월 일평균 수출액은 52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76% 늘었다. 지난해 10월에 있던 추석 연휴가 올해 9월로 이동한 효과 외에도 수출 확대 요인이 작용했다는 의미다.
반도체 수출은 564억4000만달러로 259.4% 급증했다. 두 달 연속 5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9%에 달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며 높은 수출단가와 물량이 유지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컴퓨터 수출도 서버 인프라 투자와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에 힘입어 58억5000만달러로 496.6% 늘었다. 자동차는 조업일수 증가와 하이브리드차 수출 호조 등으로 18.1% 증가한 65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10월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34% 증가했다.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18개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주요 9개 시장 중 7곳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269억8000만달러로 133.6%, 대미국 수출은 249억달러로 185.8% 늘었다. 두 시장의 합산 비중은 전체의 약 45%였다.
수입액은 727억8000만달러로 36.0%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425억달러 흑자로 두 달 연속 400억달러를 웃돌았다.
한편 수출 신기록의 지속성을 판단하려면 반도체 호황과 다른 산업의 회복을 나눠 살펴야 한다. 반도체 외 품목의 두 자릿수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전체 수출의 절반을 반도체가 담당하는 구조에서는 메모리 가격과 글로벌 AI 투자 변화의 영향도 커진다.
수출액 증가는 가격과 물량이 함께 반영된 결과다. 높은 단가가 유지되는 동안 생산능력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동차·소재·소비재 등으로 성장 기반을 넓혀야 한다. 사상 첫 1조달러 달성과 함께 수출 호조가 협력업체의 수주와 국내 투자·고용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도 점검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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