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생수병을 열어 물을 마시는 데는 몇 초면 충분하다. 하지만 손에 쥔 병 하나에도 서로 다른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 물을 담는 몸통과 돌려 여는 뚜껑, 제품 정보를 표시하는 라벨은 각자 맡은 역할에 맞춰 소재를 달리한다.
31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생수병에 주로 쓰이는 소재는 몸통은 페트(PET), 뚜껑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라벨은 폴리프로필렌(PP)이다. 모두 플라스틱이지만 필요한 모양으로 가공하기 쉬운지, 내용물이 새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지 등 선택 기준이 다르다.
생수병을 흔히 '페트병'이라고 부르는 것은 몸통에 쓰이는 PET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다만 병 전체가 같은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PET의 장점 중 하나는 성형이 잘 된다는 점이다. 성형은 소재를 가공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물을 담는 용기로 만들기 쉬운 특성이 몸통 소재를 선택하는 이유가 된다.
롯데케미칼은 PET의 또 다른 특성으로 내화학성을 꼽았다. 내화학성은 화학물질과 접촉했을 때 소재가 쉽게 변하지 않고 견디는 성질을 뜻한다. 회사 측은 다양한 음료를 담았을 때도 안정적인 소재라고 설명했다.
몸통 소재에는 용기의 형태를 만드는 가공성과 내용물을 담아두는 데 필요한 성질이 함께 요구되는 셈이다.
뚜껑에는 몸통과 다른 역할이 주어진다. 병 입구를 닫아 내용물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생수병 뚜껑에 주로 쓰이는 HDPE는 이러한 밀봉 기능에 적합하다는 것이 롯데케미칼의 설명이다.
같은 병의 일부라도 몸통과 뚜껑에 서로 다른 소재를 사용하는 이유다. 물을 담을 공간을 만드는 몸통과 그 입구를 막는 뚜껑은 필요한 기능이 다르다.
병을 감싸는 라벨에는 주로 PP가 사용된다. 롯데케미칼은 PP가 얇게 성형할 수 있으면서도 손상에 강해 라벨 소재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얇은 형태로 제품 정보를 표시하면서 쉽게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데 적합하다.
생수병은 일상에서 가장 익숙한 플라스틱 제품 중 하나다. 겉으로는 단순한 용기지만 몸통에는 가공성과 내화학성, 뚜껑에는 밀봉 기능, 라벨에는 얇으면서도 손상을 견디는 특성이 담겨 있다. 작은 생수병 하나에도 용도에 맞춰 소재를 고르는 석유화학 기술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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